출처 : 김영훈 후보자 SNS
이재명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명되면서, 한국 노동행정의 역사에 뚜렷한 전환점이 세워지고 있다. 철도 기관사이자 현직 노동자 출신 인사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전례 없는 파격으로, 정책 수혜자가 아닌 정책 설계자로 노동자 자신이 전면에 나선 상징적 순간이다.
김 후보자의 장관 지명은 단지 인사의 파격을 넘어, 대한민국 노동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지명 발표가 이뤄진 순간에도 김 후보자는 부산~서울 간 ITX 1008호 열차를 운행 중이었다. 철로 위에서 수많은 시민의 발이 되어 일하던 노동자가 이제는 수백만 노동자의 권리를 설계하는 자리로 이동한 것이다.
그의 이력은 ‘노동자의 현실’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1992년 철도청 입사 이후 30여 년을 기관사로 살아온 김 후보자는, 철도노조 지부장과 위원장,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현장을 지키는 동시에, 정책과 제도의 언어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싸워온 인물이다. 그는 강성이 아닌 전략과 균형감각을 중시하는 온건파 지도자로 평가받아 왔다.
대통령실은 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산업재해 축소, 주 4.5일제 도입, 노란봉투법 개정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줄 인물”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이러한 정책 의제들은 단순히 ‘노동계의 요구’가 아닌, 시대가 요구하는 공정과 상식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이번 지명은 “노동 없는 민주주의는 껍데기”라는 오래된 선언에 대한 실질적 응답이다. 노동자 출신 장관은 노동자의 눈으로 제도를 설계하고, 광장의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하며, 조직된 노동자뿐 아니라 플랫폼노동자·특수고용노동자 등 미조직 노동자들의 삶까지도 함께 품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노동 현장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시민은 “현장의 고단함을 몸으로 아는 분이 장관이 되어 너무 반갑다”며 “진정으로 노동자를 위한 노동부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